고양시,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등 3점 상징건축물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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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한남대교, 명동예술극장, 손기정 기념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서울시가 선정한 미래유산이다.
서울시는 문화재가 아닌 근현대 문화유산 중 가치 있는 것들을 미래유산으로 선정해 매달 발표하고 있다.
경기 고양시도 지역의 역사와 가치를 충실히 보여주는 건축물들을 보존하고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지난해 6월 '고양시 상징건축물 등 보호 지정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1년여의 논의 끝에 최근 상징건축물 3곳을 선정했다.
백마 화사랑(숲속의 섬),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충장공 권율 장군 동상과 행주대첩 부조 등이다.
상징건축물은 고양시의 근·현대 건축물이나 시설물 중 고양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 것으로 문화재로 등록된 것은 제외한다.
상징건축물로 지정되면 건축물 보호와 활용을 위한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1980년대 낭만을 그대로'…백마 화사랑경의선 백마역 근처 백마 화사랑(숲속의 섬)은 1986년에 건립돼 40여 년의 역사를 가진 건축물이다.
1980년대 대학생을 비롯해 음악인, 문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청춘과 낭만의 장소이자, 그림 발표회, 시낭송회가 열리던 대표적 문화공간이었다.
백마 화사랑 숲속의 섬
[고양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화사랑에서 숲속의 섬으로 이름을 바꿔 2016년까지 운영하다 문 닫은 건물을 고양시가 올해 1월 매입했다.
턴테이블, 통기타, 낡은 풍금, 방명록 등 수십 년 전의 소품과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모습 그대로 리모델링을 해 15일 개관한다.
백마 화사랑 홈페이지(www.hwasarang.net)도 개설했다.
70여 권 5천여 쪽에 이르는 추억의 방명록과 CD, LP 2천여 장을 검색할 수 있다. 당시 대학생들의 감성과 낭만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양시는 앞으로 백마 화사랑에서 문화 살롱, 인문학강좌, 카페 등을 운영해 1980년대의 감성을 소환하고 시민과 공유할 계획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내년 6·15 남북공동선언 맞춰 개관일산동구에 위치한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도 상징건축물로 지정됐다.
대통령 당선 이전인 1996년부터 청와대 입성 직전인 1998년까지 고 김대중 대통령과 고 이희호 여사가 실제 2년 넘게 거주하던 곳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고양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 동교동 시대를 마무리하고 북한과 가까운 고양에 자리를 잡아 통일 염원을 꿈꿨다고 전해진다.
사저 내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가 사용했던 침대, 소파 등 가구 일체와 다독가로 유명한 김 전 대통령의 서적 등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고양시는 올해 3월 건물을 매입하고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25일 열린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단독주택 부지에서 문화시설 부지로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통과되면서, 기념관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시는 내년 2월부터 리모델링을 시작해 6·15 남북 공동선언을 기념해 내년 6월 김대중 대통령 기념관을 개관할 계획이다.
김 전 대통령 수행부장과 디자인, 인권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김대중 대통령이 추구하던 평화, 인권, 민주주의의 의미를 건축물에 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한민국 1세대 조각가 작품, 권율 장군 동상과 행주대첩 부조행주산성 내에 있는 충장공 권율 장군의 동상과 행주대첩 부조도 상징건축물로 선정됐다.
광화문 광장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한 제1세대 조각가인 고 김세중 작가의 작품이다.
권율 장군의 용맹함과 더불어 행주대첩의 승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권율 장군 동상과 행주대첩 부조
[고양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이번에 지정된 상징건축물은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하는 도보 관광코스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4.3km의 '일산 정발산길' 코스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를, 4.1km의 '일산 경의철길' 코스에서 백마 화사랑을 볼 수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인간의 삶에 역사가 있듯이 도시에도 역사가 있다"며 "오랜 시간과 수많은 사람을 품은 도시를 상징하는 건축물을 보전하고 공공영역으로 인식하는 것이 품위 있는 도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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